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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사랑 밖의 모든 말들(31.05.2020)

by freshblown 2020. 6. 1.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 그동안 묵혀왔던 피부과를 다녀왔다.

는 벌써 지난주 이야기. 

 

피부과에 가서 하려고 했던 것들을 재난지원금을 활용해서 한번에 해버렸다.

물론 더 하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당장은 그럴 형편이 안 되니까-

 

2020년에 2014년에 받던 월급을 받아보니 생계가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한 달 그렇게 받는다고 해서 내 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하나의 수입을 가지고 한 명의 생ㅡ과 한 마리의 생ㅡ을 책임지고 살아가기 위해 애 쓴다는 건

어쩌면 욕심과도 같은 일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인생은 너무나 길고, 

쉽게 죽을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쉽게 타개할 수도 없고

지금 이겨내고 있는 내 생활은 너무나 지난한 일인 것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예를 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하는, 

아니 더이상의 고민은 필요없이 실천을 해야하는 시기인 것이다.

 

다시, 오랜만에 피부과를 갔다가 조용한 카페에서 ㅡ개인적이고 발전적인ㅡ업무를 보고자

서점이자 카페인 인덱스로 향했다. 

인덱스는 내가 좋아하는 건대의 서점이자 카페다. 

다른 곳에 비해 사람들이 적게 오며, 햇살이 마구 들어오는 통유리창에

좋아하는 ㅡ그렇다고 많이 읽지는 않지만ㅡ책이 벽 한 면과 책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날만큼은 이력서 쓰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서 책을 안 사려고 했는데

내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발견했다. 

그것도 두 권.

 

하나는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이라는 김난희 작가의 수필집.

매일일보 모 작가의 말대로 국문학과는 산문을 좋아하잖아요. 라는 고정관념,

혹은 그의 작은 경험으로 생겨난 성급한 일반화에 응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서,

내 스스로 증명이라도 하듯이 산문집을 안 사려고 했지만

자꾸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을 해야한다는 모 정신과 유튜버의 말을 따라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생각을 해보고자 책을 집어들었고,

제목만 '사랑밖의 모든 말들'이라고 적어놨지,

사실상 나랑 비슷한 성향의 작가가 일상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행복의 순간들이나

본인이 느끼기에 사랑이 느껴지는 순간 순간을 소중하게 글로 담아놓은 책이다.

그래서,
결국 사버렸다.

내가 그러고 싶으니까.

 

그 첫 번째로 오늘 내각 생각한 '사랑 밖의 말'은, 

그래, 해보자. 다.

 

이사를 했다.

2017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렇다고 2017년 이문동집만큼 너무 낙후되어있지는 않지만

2018년의 그 집보다는 낙후되어 있어서

잠깐 내 인생도 2018년 이후로 낙후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사실은 그게 아니고 큰 발전을 위한 작은 선택이다.

왜냐하면 2018년의 그 집은 단순히 나와 분절된 곳이 아니라 

나의 또 하나의 수입으로 역할할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동으로써 나는 한 곳에 머무는, 그러니까 한 곳에서 지내며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한 곳에서는 또다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곳에서 지내는 첫 날은 너무나 좌절감이 몰려들었지만

한편, 이것은 나의 미래를 위한 작은 뒷걸음이며

이는 또다른 한 보 전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그에게 '그래, 해보자'고 했으며

이는 내가 그를 믿는다는 의미와 동시에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만들어나가는 

내 삶의 새로운 신호탄이자 변화될 내 삶을 사랑한다는 사랑의 말이다. 

 

벌써 효과가 있는 사랑밖의 모든 말들.

앞으로도 종종 볼 수 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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